2017년 12월 18일 밤 늦게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.

'샤이니 종현 자살' 이라는 글이더군요.

괜찮았던 스타였는데 안타깝습니다.

오늘 유서를 읽고 나니 마음이 아프네요.

"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" 

...

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








유서 전문



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. 


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. 


나는 날 미워했다.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. 


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. 


날 재움 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. 


너 뿐이야. 


난 오롯이 혼자였다. 


끝내다는 말은 쉽다. 


끝내기는 어렵다. 


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. 


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. 


맞아.  난 도망치고 싶었어. 


나에게서. 


너에게서. 


거기 누구냐고 물었다. 나라고 했다. 또 나라고 했다.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. 


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. 성격 탓이란다. 그렇군요.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. 


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. 날 만난 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 게 당연해. 


왜 사느냐 물었다. 그냥. 그냥. 다들 그냥 산단다. 


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. 


시달리고 고민했다. 지겨운 통증들을 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. 


통증은 통증일 뿐이다. 


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.


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 맺게 해요?


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.


너무 잘 알고 있다. 난 나 때문에 아프다.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.


선생님 이 말이 듣고 싶었나요?


아뇨. 난 잘못한 게 없어요.


조근한 목소리로 내 성격을 탓할 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.


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.


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.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. 아닌가 보다.


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.


그래도 살으라고 했다.


왜 그래야하는지 수백번 물어봐도 날 위해서는 아니다. 널 위해서다.


날 위하고 싶었다. 


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.


왜 힘든지를 찾으라니. 몇 번이나 얘기해 줬잖아.


왜 내가 힘든지. 그걸로는 이만만큼 힘들면 안 돼는 거야?


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 거야?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?


이미 이야기했잖아.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? 이겨낼 수 있는 건 흉터로 남지 않아.


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.


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.


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. 부딪혀서, 알려져서 힘들더라. 왜 그걸 택했을까. 웃긴 일이다.


지금껏 버티고 있었던 게 용하지.


무슨 말을 더해.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.


이만하면 잘 했다고, 고생했다고 해줘.


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.


수고했어.


정말 고생했어.



  1. BlogIcon ClarkKim 2017.12.19 21:17 신고

    R님도 기사를 보셨군요. 저도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, 설마했는데 정말이었네요. 좋아하는 가수도 아니었고 노래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썩 좋지 않네요. 연예계의 화려함 뒤에 곪아터진 통증이 얼마나 많을까요. 비단 연예인만 그럴까요. 세상사 다 비슷하겠지만 죽음은 언제 봐도 참 친숙해지지 않아요. 세상을 등진 사람이 저와 각별하다면 더 했겠죠. 느낄 고통이.

    고 김종현님.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

    • 저는 유서를 보기 전까지는 포스팅할 생각도 없었던 것 같아요.
      별로 좋은 소식도 아니니까요..
      그런데요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을 곰곰이 해봤어요.

      김종현님이 예전에 올렸던 사회비판 글을 보니까 정신이 올바른 청년이구나라는 생각과
      모든 걸 다 내 책임으로만 돌려버리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말이죠.
      씁쓸합니다.

     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.
      제가 100살 인생을 산다고 했을 때
      할아버지가 돼서 김종현씨에 대해서
      생각이 났을 때 어떨까라는...

  2. 2017.12.19 21:19

    비밀댓글입니다

    • 감사합니다, C님 ^^;;
      제가 항상 직접 손으로 치면 오타가 생기게 마련이네요.
      한번 더 점검해서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!!

      저야말로 알려주신 C님 귀찮으실텐데 고마워요,
     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~!!!!